신1 - 베르나르 베르베르

문화리뷰/도서리뷰 2009.02.13 09:30
오랜만에 서점에 들렀다. 스스로 집중력 부족이라는 판정을 내린 이후 독서와는 담을 쌓고 간혹 디자인 잡지나 사보는게 전부였지만 올해는 좀 달라져보겠다는 심산으로 과감하게 책을 질러버렸다. 그 첫번째 상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최신작인 소설 "신". 사실, 내 독서취향이란 상당히 평범해서 한국인들이 좋아해 마지않는다는 이 소설가의 소설들을 나또한 재미있게 읽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앞뒤 안재고 1, 2권을 사버렸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말고 무라카미 하루키 또한 좋아한다. 이 평범한 취향이란..) 

그의 소설은 늘 그랬듯이 방대한 자신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쓰여진다. 개미 이후로 구축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바탕에 깔고 기존에 출시된 소설의 캐릭터들을 그대로 가져옴으로써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이번 소설은 기존 작들의 연계선상으로 "신의 영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전에
출시된 "천사들의 제국"이나 "타나토노트"(둘 다 아직 읽어보진 못했다;;)에서 활약한 미카엘 팽송이 이번엔 신 후보생이 되어서 이야기를 펼쳐간다. 전작들에 관한 애피소드들이 그대로 묻어나오기 때문에 전작들을 먼저 읽어본 다음 읽는 것이 몰입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딱히 전작들을 읽지 않았더라도 읽는데 큰 무리는 없지만..)

소설은 크게 스토리 부분과 백과사전 부분, 그리고 각주로 나눠져있다. 등장하는 신들이 죄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이라 신화를 잘 알고있는 사람이라면 더 읽기 수월할 터. 이야기의 흐름을 끊고싶지 않아서 스토리 부분만 읽었다. 스토리와 백과사전을 교대로 구성한 것은 나름대로 의도가 있겠지만  백과사전에 관한 이야기들은 나중에 하나씩 읽어도 재미날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나중에 보려고 한다.

1편을 다 읽고나서 알게 되었는데 이 소설은 총 3부작이란다. 게다가 1부가 내가 산 1, 2권이라니;; 무려 6권짜리 장편소설이란 걸 알았다면 다른 소설을 고려해봤을지도..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인데(그의 작품들 중에 특히 "뇌"와 "아버지들의 아버지"를 재미있게 읽었다) 긴 호흡일지라로 믿어보기로 했다.

1편을 통해 이제 막 인간을 다루기 시작한 신 후보생. 과연 2편에서 어떤 활약을 펼쳐나갈지 기대가 된다. 그나저나 이달 내로 2권까지 읽을 수 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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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 스튜어디스의 머리를 아프지 않게하는 말하기 법칙 - 스틱 메시지

문화리뷰/도서리뷰 2007.07.24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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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약 타이X놀 TV광고를 보면, 개구쟁이 꼬맹이승객들앞에서 힘들게 비행 안전수칙을 설명하는 머리아픈 여승무원의 애환이 나온다. 모든 비행기에서는 출발하기 전에 의무적으로 사고에 대비한 안전수칙을 전파하게 되어있는데 솔직히 듣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행으로 들떠있는 사람들에게 고리타분하고 '기계적'인 안전수칙 안내가 씨알이나 먹히겠는가! 솔직히 말하고 있는 스튜어디스 역시 기계적으로 동작을 반복할 뿐 '전달'하려는 의지는 없어보인다.

만일 당신이 안전수칙을 설명해야 하는 스튜어디스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승객들이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게 하려면?

최근에 읽고있는 '스틱'이라는 제목의 메시지 전달법에 관한 책에 이와 관련된

Stick 스틱!

내용이 담겨있다.
스틱(Stick)이란 '평생 기억에 남는 말, 사지 않고는 못 견디게 만드는 광고, 마음을 사로잡는 이미지 등 어떤 메시지가 사람의 뇌리에 딱 곶히는 현상'이라고 정의
하고 있다. 스티커처럼 머릿속에 찰싹 달라붙는 메시지를 뜻하는데 여러가지 스틱 메시지의 원칙중에서 '의외성'을 설명하는 부분에 스튜어디스 안내에 관한 예가 나와있다.

"친애하는 승객 여러분, 잠시만 제게 주목해주세요. 우리 항공사는 오늘 이렇게 훌륭한 안전설비를 여러분께 소개해드릴 수 있어 참으로 기쁩니다. 먼저 1965년 이후로 자동차를 타본 적이 없는 분들께 알려드립니다. 안전띠를 채우려면 한쪽 끝에 달린 평평한 금속을 다른 한쪽의 버클 안쪽에 집어넣으면 됩니다. 안전띠를 풀고 싶으실 때에는 버클을 위로 들어 올리고 반대쪽 띠를 잡아당기십시다.

애인과 헤어지는 방법에는 수십 가지가 있지만, 이 비행기에서 나가는 방법은 단 여섯 가지뿐입니다. 앞쪽에 있는 두 개의 출입구와 양쪽 날개에 달린 두 개의 비상창문 그리고 선체 뒤쪽에 있는 두 개의 출입구입니다. 각 비상탈출구의 정확한 위치는 승객 여러분의 머리 위에 표시되어 있으며 복도 양쪽에 설치된 하얗고 붉은 디스코 조명을 따라가지면 금세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앗, 방금 올려다보신 거 맞죠?"

카렌 우드라는 비행승무원은 이러한 유쾌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패턴을 파괴하는 것'이다. 카렌은 승객들이 이제껏 수십 번이나 들었을 안전수칙이라는 패턴을 파괴함으로써 메시지에 적대적인 환경 속에서도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 예상했던 상황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었을 때 사람들은 당황하면서도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허를 찌르는 의외성을 가진 스티커 메시지는 뇌리속에 더욱 잘 달라붙게 된다.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타인에게 무언가를 말하려고 할 때 이같은 스티커 메시지의 원칙을 염두해 둔다면 좀 더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이 이루어 지리라 생각된다.

* 이전 제목이 너무 길고 식상해서 나름대로 참신(?)하게 바꿨습니다;;(2007/7/24/23:56)
* 책 제공 : 페이오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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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된장남, 된장녀에게

문화리뷰/도서리뷰 2007.05.20 22:24
커리어블로그에서 보내주신 '대한민국 사용후기 - J.스콧 버거슨 저'를 아직까지 2/3밖에 읽지 못했다. 이상하게 집에서는 가만히 책을 읽을 수가 없다랄까(집좀 치워라-_-). 오늘은 노원역에서 어린이대공원까지 진득허니 (막판에 잠깐 졸았음) 이 책을 정독했다. 이 책은 정말 치밀하게 한국을 잘 아는 외국인이 쓴 썩어빠진 한국 사회를 리얼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 오늘 읽은 '한국에서 반드시 사라져야 할 사람들' 편에서는 된장남, 된장녀에게 고하는 글이 있어서 짤막하게 발췌해 보련다.

쿨한 것과 잘난 척하는 것의 차이를 모르는 인간들, 정말 싫다. 그 차이가 뭔지 아냐? 간단하다. 쿨한 사람은 절대 쿨하게 보이려고 노력하지 앟는다. 잘난 척 하는 사람은 쿨하게 보이려고 겁나게 애쓴다. 이제 그걸 알았으면 이런 것도 한 번 생각해봐라. 외모가 잘났다고 쿨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진짜 쿨한 사람은 말이다, 음악과 영화와 책과 정치와 사람과 인생을 음미할 줄 안다. 「맥심」이나 「GQ」에서 본 패션을 그대로 흉내 낸다고 저절로 쿨해지고, 유니크해지고, 스페셜해지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중략)...돈 좀 처바르면 쿨해진다고 생각하냐? 천만에, 넌 사기를 당해도 당한 줄 모르는 얼빵한 놈이다. 그저 인구 통계 낼 때 대가리 수나 채워주는 사람일 뿐이다. 나는 그런 니가 싫다!

이 과격한 미국인이 쓴 말들이 크게 틀리지는 않아 보인다. 물론, 좀 더 오버해서 비판을 하는 듯한 느낌이 강하긴 하지만 실제로 이런 사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나조차도 GQ를 보면서 "우와"하고 있고(너무 비싸..) 비싼 시계에 시선이 가는 것 보면 할 말이 없다. '개인적 관점의 차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복제'된 것처럼 살아가고 있는건 아닌가.

오늘도 많은 젊은이들은 쿨하게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GQ'를 보면서 쿨해 보이기 100가지 지식을 익히고 'ON STYLE'에 나오는 패션을 동경하며 나의 '쿨함'을 알리려고 애쓴다. 짧은 인생 남들 뒷꽁무니만 쫓아다니지 말고 내가 인생의 '주인공'이 되서 진짜 '쿨'해져 보는 것은 어떨런지.

이제 'GQ'는 그만 내려놓고 '신문'을 펼쳐들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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